마피아-인트로

2차/데레마스 2016. 3. 3. 22:38

마피아AU - 인트로

 

 

2015-11-30

닛타냐

아나스타샤x닛타 미나미

 

 

 

 

이상한 일이였다.

"가는거니, 아냐쨩?"
"Да. папа, 보러."
"… 보고싶을거야."
"Я тоже."

간다는 아냐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진하게 남아서 도저히 보낼 수 없었다. 뒤돌아선 아이의 옷 끝을 강하게 붙잡고 고개를 푹하니 숙여버렸다. 금방 다시 돌아온다고 해줘, 라는 말에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아서 오히려 더욱 잡게 되는 것이다. 이쪽으로 고개를 돌릴게 뻔해서, 도저히 그 눈과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아냐의 옷을 꼭 잡아당기는 스스로의 손을 원망스레 내려다보고 있었다. 보내줘야 하는데, 이기적이게도.

"미나미, 아냐.. 가야합니다."
"돌아온다고 해줘, 아냐쨩.."
"…… "
"Пожалуйста… "

아냐는 자신의 옷자락을 쥔 나의 손을 부드럽게 쥐더니 그 옷을 놓게끔 살짝 힘을 주어 손가락을 풀어버렸다. 이런데만큼은 완고한 아이에게 나는 이길 수 없는 것이였다. 뜨끈하게 눈시울이 달아오르는 것 같아서 입술을 꾸욱 깨물었다. 

"… 같이가요, 그럼."
"…… "
"미나미, 아냐… 같이가는 것… 별로 권하지 않습니다."
"… 응."
"하지만 미나미, 혼자 못 있겠다면- 가요. 같이."
"……… 응… 고마워, 고마워… 아냐쨩."

꼬옥 안아주는 아냐의 품은 왠지 차가웠다. 깊게 내쉬는 한숨은, 어째선지 내게 불안함을 느끼게 했다.




침대, 였겠지… 그건. 

난생 처음보는 좌석이였다. 혹시 몰라 챙긴 목베개는 전혀 쓸모없게 된 그런 좌석이였다. 갑작스레 잡힌 비행인데도 그런 좌석을 하나 더 자연스레 잡아버린다는게 놀라웠다. 아냐는 비행내내 내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으며, 이따금 한숨을 내쉬고 창 밖을 보다가, 침대에 누웠다가, 헤드셋을 썼다 벗었다를 반복했다. 어딘가 모르게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내가 너무 억지를 부렸나, 싶어 주어진 좌석… 아니. 침대에 웅크려 앉아있었다. 비행내내 그런 시간을 보냈다.


"Стася!"
"Да."
"…кто?"
"Не прикасаться."
"Да!"

계속 웅크려있어 뻐근한 허리를 톡톡 치며 내린 비행기, 입국처를 나서자 당황스럽게도 검정 양복을 입은 남성들이 좌르륵 들어서있었다. 족히 13명은 넘을 그 사람들은 아냐가 나오자마자 정중함을 넘은 각도로 허리를 굽히고는 바로 들어 내쪽을 향했고 아냐는 그제서야 나의 손을 살짝 건드리며 눈을 마주쳐줬다. 놀랍게도, 아냐의 눈은 그 색만큼이나 푸르게 시렸다. 

아냐의 그 행동은 그 남자들의 말문을 딱 막아버렸는지, 그들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중 유난히 키가 크고 다부진 체격의 남성은 준비해온 듯한 수트케이스를 펼쳐 새까만 정장 마이를 아냐의 어깨에 걸쳐주고는, 조금 더 자라 길어진 아냐의 머리카락을 붉은 머리끈으로 살짝 묶어주었다. 새까만 마이, 하얀 머리, 꽁지머리의 윗 부분의 붉은 머리끈.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에 붙잡은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을 주어버렸다. 

"놓지마세요, 지금부터- 놓아도 좋다고 할 때까지."

아냐는 남은 왼손을 앞쪽을 향해 휙휙 가로저었고, 남성들은 길을 만들 듯 아냐의 발걸음에 맞춰 양 옆으로 일렬을 만들어 따라 걸었다. 마치 외부 사람들이 아냐를 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그렇게 공항 밖을 나서니 상무님이 타던 것 같은 그런 검정빛의 긴 리무진이 대기하고 있었다. 맨 앞의 남성이 달칵- 소리를 내며 조심스레 문을 열었고, 아냐는 아주 당연스럽게 그 안으로 들어갔다. 붙잡은 손은 여전해서, 나는 꽤나 엉거주춤하게 아냐의 뒤를 따라들어갔고 뒤이어 문이 닫히고 차가 출발했다. 아냐는 블라인드가 쳐진 창가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어딘지 모르게 초조함을 내비쳤고, 그런 아냐에게 괜찮냐고 물어보자 이쪽을 보며 입을 열었다.

"괜찮냐고 물어봐야 할 사람, 아냐입니다."
"응?"
"미나미, 괜찮나요? Нет. 괜찮을겁니다. 당연히."
"…… 아냐쨩?"

아냐는 어리둥절함이 잔뜩 묻어있을 내 얼굴을 보고는 그 차가운 눈빛을 지우며 씨익 웃어주었다. 

"Белый."
"Да."

"미나미, белый… 하얀색. 검정빛, 입을 필요 없습니다."
"…… 하얀색? 입어… ?"
"저만, 보면 되니까. черный, 어울리지 않습니다."
"… 응?"

하얀색의 옷이 좋을거라며 웃고는 눈을 떠 가만히 나를 응시했다. 아냐의 눈빛은, 일본에서 출국할 때와 마찬가지였다. 차가워서, 익숙하지 않았다. 날카롭고… 시렸다.


당신은, 하얀색. 결코, 검정 옷을 입을 일은 없습니다.

아냐는 또 한 차례 웅얼거렸다. 그 후, 우리가 '그 곳'에 도착할 때까지 아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 무겁게 들리는 차의 엔진소리. 그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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