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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데레마스 2016. 3. 3. 22:18

무제 2

 

2015-10-25

닛타냐

닛타 미나미x아나스타샤

 

 

 

 ㅡ...
악몽을, 꿨습니다.


라니, 알고 있어요. 그건 꿈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쁜 꿈에 시달려 뒤척이다 눈을 뜨면, 그 앞에는 곤히 자는 당신이 있었습니다. 언제나와 같이, 오늘도- 그랬다면 좋았을텐데.


나라는 그릇에 어디선가 자꾸 화를 부어 넣어서, 넘쳐버릴 것 같았어요. 해서는 안될 일도 할 뻔 했어요. 그런 기분, 그렇게 잔뜩 화가 나는 기분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아니, 단 한 번도 못 느껴본 것 같아요.


연인, 이라는 허울 좋은 관계를 지어놓고 정작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주지도 못했고, 먼저 연락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이기적이게도, 바쁘다는 이유로 먼저 찾아주지 못했습니다. 저의 바쁨은, 당신의 소중한 것과 맞바꿔진 것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당신의 행방을 알까 나나와 함께 찾아간 카에데의 집, 그리고 그 방. 직선으로 들여다보이는 구조에 놓여진 침대. 보여지기 위해서인지 한 겹도, 한 올도 올려지지 않은 당신의 나신. 그리고 그 위의 카에데. 보자마자 상황정리가 될 리는 없지만, 그 순간 자체에 과도하게 화가 치밀어올랐습니다. 놀란 당신의 눈도, 도발하는 듯한 카에데의 눈도, 나가있으라고 하는 나나의 손길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확- 하니 끓어올라, 자리에 굳어 있을 때, 겨우 이끌고 나온 나나덕분에 장담하지도 못할 일이 일어날 뻔 했습니다. 당신 앞에서 나쁜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게 주먹을 꼭 쥐고 부들부들 떨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결국 참지 못해 벽을 향해 계속 내질렀을 뿐입니다. 건물의 하얀 벽에 내리찍는 저의 손에서 나온 피가 흉하게 퍼져나갔습니다.


전혀 진정되지 않아서, 정리할 수 없어서. 더는 흉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고, 누구보다 가장 혼란스러울 당신을 흔들고 싶지 않아서 집으로 바래다주었습니다. 기숙사에서 마주치는 모두가 한 마디씩 한 것 같습니다. 죄송스럽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돌아온 방 안, 거울 속 스스로와 마주하는 순간 거울을 던져 깨버렸습니다. 저 때문에, 고작 저 때문에 당신이..


깨진 거울을 대수롭지 않게 밟고 지나갔습니다.
이미 피가 잔뜩 굳어버리고 엉겨붙은 손의 상처도, 이제 막 유리가 박히고 찢어진 발바닥도. 그 어떤 아픔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건성으로 거울 조각을 빼내어 던지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들었습니다.



살짝 깨어난 의식에, 눈도 뜨지 못한 채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대답을 기다리다 손으로 당신이 있을 자리의 시트를 몇 번 쓸어봅니다. 역시, 역시나... 없군요. 억지로라도 지금 이 순간을 부정하고 싶어요.



"кошмар.... 분명."



가장 힘든 건, 당신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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